(나) 균등침해 //
ⅰ) 개요
침해물건 등의 구성요소의 일부가 특허발명의 대응되는 구성요소와 문언상으로는 동일하지 않더라도
서로 등가관계(equivalent)에 있다면 침해물건 등이 특허발명을 침해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다. 특허발명의 청구범위는 문자로 기술적 사상을
표현하여 그 보호범위로 삼는 것인데, 문자로 표현하는 것의 한계 때문에 발명을 특허청구범위에 그대로 담는 것이 어렵고, 장래 발생할 수 있는
침해 유형을 모두 예상하여 특허청구범위를 작성하는 것이 곤란한 점에다가 침해자가 발명의 구성 중 비교적 경미한 부분에 변화를 가하여 특허발명의
침해를 회피하고자 하는 경우가 많은 점을 감안하여 일정한 요건 하에 문언침해가 아니더라도 특허침해로 인정하고자 한 것이다. 이는 특허발명의
보호범위를 확장하는 효과가 있다.
즉, A+B+C→Yl인 특허발명과 A+B+C'→Y2인 침해물건 등을 대비하여 본 결과 C와
C', 그리고 Y1과 Y2가 각기 실질상 동일한 가치로 평가되는 경우에는 특허침해가 된다는 것이다.
우리 판례는 종전에는 '단순한 형상의 변경', '부품의 위치 변경', '공정의 순서 변경',
'조성물의 성분비율 변경', '부품의 상하좌우 등 방향의 변경' 등의 경우에는 피고의 실시형태가 원고의 특허발명과 실질적으로 동일하다 하여
특허권 침해를 인정하였으나(대법원 1991. 3. 12. 선고 90후823 판결, 1993. 6. 8. 선고 92후1554 판결, 1997.
11. 14. 선고 96후1002 판결), 위 판례들은 동일성의 범위를 지나치게 확대한 것이라는 비판을 받아 왔는바, 2000. 7. 28.
선고 97후2200 판결에서 비로소 균등침해의 요건을 정립하였고, 이는 대법원의 확립된 견해로 되었다.
위 97후2200 판결 이후의 판례에 의하면, 침해물건 등에서 구성요소의 치환 내지 변경이
있더라도 ① 양 발명에서 과제의 해결원리가 동일하며, ② 그러한 치환에 의하더라도 특허발명에서와 같은 목적을 달성할 수 있고 실질적으로 동일한
작용효과를 나타내고, ③ 그와 같이 치환하는 것을 그 발명이 속하는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자가 용이하게 생각해낼 수 있을 정도로
자명하다면, ④ 침해물건 등이 특허발명의 출원시에 이미 공지된 기술 내지 공지기술로부터 이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자가 용이하게 고안할
수 있었던 기술에 해당하거나, ⑤ 특허발명의 출원절차를 통하여 침해물건 등의 치환된 구성요소가 특허청구범위로부터 의식적으로 제외된 것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침해물건 등의 치환된 구성요소는 특허발명의 대응되는 구성요소와 균등관계에 있는 것으로 보아 침해물건 등이 여전히
특허발명을 침해한 것으로 보는 것이다. 이 중 ①②③을 균등침해의 적극적 요건, ④⑤를 소극적 요건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바, 적극적 요건은
원고가, 소극적 요건은 피고가 주장, 증명책임을 부담한다.
ⅱ) 균등침해의 성립요건
㉮ 적극적 요건
ⓐ 과제해결원리의 동일성
기술적 사상 또는 과제해결의 원리가 동일하다는 것은 발명의 목적과 효과가 동일하고, 구성의
중요부분이 동일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 치환가능성
치환가능성이라 함은 특허발명의 구성요건 중 일부를 다른 방법이나 물건으로 치환, 즉
대체하더라도 특허발명에서와 같은 목적을 달성할 수 있고, 실질적으로
동일한 작용효과를 나타낸다는 것이다.
이는 목적이나 효과의 동일성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침해물건 등이 실질적으로 동일한
기능을, 실질적으로 동일한 방법으로 수행하여, 동일한 결과를 얻게 된다는 기능, 방법, 결과의 3단계 테스트의 내용을 포함하는 것이다.
ⓒ 치환용이성
치환용이성이라 함은 특허발명의 구성요건 중 일부를 다른 방법이나 물건으로 치환하는 것이 그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자라면 용이하게 생각해 낼 수 있는 것을 말한다. 균등침해의 판단기준인 치환용이성과 진보성의 소극적 요건인
추고용이성(推考容易性)과의 관계에 대하여는 양자를 동일한 위상에 있다고 보는 견해와 진보성의 소극적 요건인 추고용이성은 선행발명에 대비한 실험을
통하여 비로소 알 수 있는 경우라 하더라도 이를 인정할 수 있지만, 균등침해의 판단기준인 치환용이성은 실험을 하지 않더라도 당연히 알 수 있는
경우에 한하여 인정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는 견해가 대립한다.
치환용이성의 판단시점을 언제로 할 것인지에 대하여는, 특허법은 출원시의 기술수준을 기준으로
하는 선원주의에 입각하고 있으므로 치환용이성의 판단도 출원시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견해와 출원시설을 취할 경우에는 그 이후에 생긴 신소재를
이용하여 특허침해를 하는 경우에 권리보호에 미흡하다는 점에서 불합리하므로 침해시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침해시설이 있는데, 미국 연방대법원의
Warner Jenkinson 판결, 일본 최고재판소 판결(1998. 2. 24. 선고)은 모두 침해시설을 취하고 있다.
침해시설에 있어서의 침해시라 함은 구체적으로 대상 제품의 개발시, 설계도 완성시, 시작품
완성시, 양산 개시시, 양산 종료시 등 여러 시점 중 어느 시점을 의미하는가에 관하여, 원칙적으로 제조행위 개시시를 말하며 보다 구체적으로는
시작품을 완성하여 제조한 시점을 말한다는 견해가 유력하다.
㉯ 소극적 요건
ⓐ 자유기술의 항변
일응 특허발명의 균등영역에 속하는 기술이라고 하더라도, 그 기술이 특허발명의 출원 전에 공지된
기술로부터 용이하게 발명해 낼 수 있을 때에는, 특허발명
을 실시하는 것이 아니라, 공지기술을 실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균등침해에 속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기가 실시하고 있는 기술이 특허발명 출원 전에 어느 누구도 특허를 받을 수 없는 기술 즉,
공지기술이거나 공지기술로부터 용이하게 도출해 낼 수 있는 기술이기 때문에, 특허발명과는 무관하게 누구나 자유롭게 실시할 수 있는 기술이므로,
특허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하는지 여부를 불문하고 침해를 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유기술의 항변은 요컨대 실질적으로 무권리(무효가 될 개연성이
무척 큰 경우)임에도 불구하고 형식적으로는 유효한 권리로 취급되는 오인특허의 권리행사를 저지하는 대항권이라는 개념으로 발전하여 온 것이다.
이에 관하여, 우리 판례는 균등침해의 영역에서뿐 아니라 침해 일반에 있어서의 항변으로
인정하여, "어느 발명이 특허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하는지를 판단함에 있어서 특허발명과 대비되는 발명이 공지의 기술만으로 이루어지거나 그 기술
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자가 공지기술로부터 용이하게 실시할 수 있는 경우에는 특허발명과 대비할 필요 없이 특허발명의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다(대법원 2002. 12. 26. 선고 2001후2375 판결, 2001. 10. 30. 선고 99후710 판결).
ⓑ 출원경과금반언
원래 특허발명의 균등영역에 속하는 기술인데 특허권자가 출원절차 등의 과정에서 이를 의식적으로
제외한 경우에는 특허발명의 보호범위에 속하지 아니한다는 것을 포대금반언(包袋禁反言, file wrapper estoppel) 혹은
출원경과금반원(出願經過禁反言, prosecution history estoppel)이라고 하는데, 이는 미국의 판례에 의하여 발전, 확립되어 온
이론이다.
예컨대 특허권자가 출원 중에 심사관의 거절이유 또는 특허이의신청 이유에 대응하여 특허청구범위를
감축하였을 때에는, 그 감축의 결과 특허청구범위에서 제외된 부분에 대하여는 균등침해를 주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허발명의 출원과정에서 어떤 구성이 특허청구범위로부터 의식적으로 제외된 것인지 여부는
명세서뿐만 아니라 출원에서부터 특허될 때까지 특허청 심사관이 제시한 견해 및 출원인이 심사과정에서 제출한 보정서와 의견서 등에 나타난 출원인의
의도 등을 참작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특허청구의 범위가 수 개의 항으로
이루어진 발명에 있어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각 청구항의 출원경과를 개별적으로 살펴서 어떤
구성이 각 청구항의 권리범위에서 의식적으로 제외된 것인지를 확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9. 6. 선고 2001후171 판결).
금반언은 통상 특허부여 단계에서 특허성을 갖추기 위해 보정을 행하거나 특허부여 후 정정을
함으로써 발생하게 되는데, 이때 주요한 쟁점은 출원경과금반언에 해당하기 위한 보정(또는 정정)이 어떠한 것을 의미하는 것인가에 있다. 즉
"신규성, 진보성을 극복하기 위한 것만을 말하는 것인가 아니면 특허성과 관련된 것이면 어떤 이유라도 상관이 없는가(예를 들어 명세서 기재불비
등)"에 관한 것이다.
신규성, 진보성 흠결의 하자를 치유하기 위하여 출원인 스스로 공공의 영역에 속하거나 타인의
배타적 권리의 대상이 되는 부분을 자신의 특허청구범위에서 제외하는 보정을 행함으로써 특허를 받았다면, 출원인이 스스로 보정을 거쳐 감축한 부분에
대하여 다시 권리를 주장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 출원경과금반언의 전형이 될 것이다.
그런데 출원된 발명이 신규성, 진보성을 구비하지 못한 경우뿐만 아니라 그 명세서가 특허법
제42조 제3항 및 제4항 소정의 기재요건을 구비하지 못한 경우도 특허법에서 규정한 거절결정의 사유가 되거나 이미 등록된 특허의 무효사유가 되는
것이고, 명세서를 보정하는 목적 내지 동기 또한 그 발명의 신규성, 진보성의 결여를 치유하기 위한 경우이거나 기재불비 등의 거절이유를 극복하기
위한 경우이거나 모두 출원된 발명의 특허를 받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는 차이가 없다.
나아가 기재불비 등의 거절이유를 극복하기 위해 출원인이 의식적으로 특허청구범위를 삭제 내지는
감축한 경우에도 출원인은 제외된 부분에 대해서는 특허받을 의사를 포기하였음이 명백하고(이를 포기하지 않으려면 불복심판으로 다투거나 아니면 삭제
내지는 감축 대신 기재불비를 해소할 수 있는 명확한 표현 등으로 보정하였어야 한다), 이와 같은 출원경과를 본 제3자는 출원인에 의해 의식적으로
제외된 부분에 대해서 제3자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공중의 자산으로 인식할 것이 명백하다.
이러한 면에서 볼 때 침해물건 등의 치환된 구성요소가 특허발명의 특허청구범
위로부터 의식적으로 제외된 경우 균등물로 볼 수 없다는 소극적 요건을 선행기술에 의하여
부정되는 것을 회피하기 위한 보정에 한정하여 적용하여야 할 논리적 필연성은 없다.
물론, 명세서 기재불비의 이유에 대한 보정이 실질적인 의미의 변화 없이 불명료한 부분을
명확하게 하기 위한 것에 지나지 않는 "표면적인 것"이라면 그것은 특허청구범위를 감축시키거나 금반언을 발생시키지 않을 것이나, 명세서 기재불비의
이유에 대한 보정이 더 나은 설명을 위한 목적이라고 하여도 특허청구범위를 감축, 삭제시키는 경우의 것이라면 금반언이 적용되어야 한다.
한편, 거절이유통지에 대응하여 청구범위를 좁혀 보정함으로써 금반언이 발생하는 때에 그
거절이유의 옳고 그름은 중요하지 않다. 즉 보정절차의 과정에서 심사관의 오판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출원인이 당해 특허절차에서 구제수단을 취하지
아니한 채 그 보정명령을 그대로 받아들여 감축보정을 하였다면 이는 출원인 스스로 특허발명의 보호범위를 감축하는 취지의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일반공중의 법적 안정성을 보호해야 할 것이므로, 그 감축된 부분이 특허발명의 보호범위에서 제외되는 점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이처럼 보정이나 정정에 의하여 특허청구범위가 감축된 경우, 침해물건 등의 구성이 그 감축에
의하여 제외된 부분에 속하는 경우에 원칙적으로 균등침해에 속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야 특허청구범위의 공시적 기능에 부합하고, 그 감축이라는 외관을
신뢰한 제3자의 이익을 보호하는 것이 되지만, 감축 과정에서 출원인의 의사가 감축에 의하여 제외된 것으로 보이는 부분을 균등침해의 영역에서
제외하지 않은 것으로 볼 만한 사정이 있을 때에는 달리 볼 수도 있다(대법원 2002. 9. 6. 선고 2001후171 판결).13) 이와
관련하여, 최근 미국 연방대법원 판결(2002. 5. 28. 선고)은, "보정이 합리적으로 보아 특정한 균등물을 포기하려고 한 것이라고 볼 수
없는 경우, 예를 들어, 출원시에는 그러한 균등물을 예측할 수 없는 것이었다거나, 보정을 한 이유가 균등물과 아주 미미한 관련성만을 갖는
경우에, 특허권자는 보정시에 그 분야에 통상의 지식을 가진 자에게 그러한 균등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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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출원인이 특허발명의 특허청구범위 제1항에 DNA 서열의 기재를 추가하여 보정을 함에
있어서 추가된 DNA 서열과 균등관계에 있는 것을 자신의 권리범위에서 제외할 의도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본 사례이다.
포함하여 특허청구범위를 작성한다는 것이 합리적으로 기대될 수 없는 것임을 증명하여 금반언의
원칙이 적용된다는 추정을 번복시킬 수 있다"고 판시한 바 있다.
ⅲ) 균등침해에 관한 판단
법원은 변론주의 원칙상 당사자가 주장하는 특허권침해의 전제사실에 국한하여 판단할 수 있지만,
그 전제사실을 토대로 하여 균등론을 적용할 것인지의 문제는 법적 평가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당사자가 균등침해에 관한 주장을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법원이 이를 판단할 수 있다(대법원 2001. 8. 21. 선고 98후522 판결).
ⅳ) 균등론에 관한 기타 문제
㉮ 피고의 부정경쟁의사
피고에게 특허발명을 모방하고자 하는 부정경쟁의사가 있는 경우 균등침해의 범위를 확장할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일본의 학설 중에는 긍정하는 견해도 있으나, 통설은 균등론이란 특허발명의 객관적 보호범위를 확정하는 이론이기 때문에
부정하는 입장이고, 미국 연방대법원의 Warner Jenkinson 판결도 상대방의 부정경쟁의사를 균등의 요건에서 명백히 제외하고 있다.
㉯ 피고의 독자발명
간혹 피고가 자신이 실시하는 침해물건 등이 원고의 특허발명을 모방한 것이 아니라 독자적으로
개발한 것이라는 취지의 항변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동일영역에서의 독자개발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특허법의 원칙인 이상(이 점에서 저작권과 차이가
있다) 균등침해의 문제에 있어서도 이러한 항변은 받아들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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