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소송지휘권
가. 의의
우리 민사소송법은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소송물의 특정과 소송자료의 제출에 대해서는
당사자주의적인 견지에서 처분권주의와 변론주의를 채택하였으나, 소송의 진행에 대해서는 직권주의적인 견지에서 법원에 주권을 주는 직권진행주의를
취하고 있다. 이러한 직권진행주의는 법원의 권한행사의 면에서 보면 소송지휘권이라는 형태로 나타난다.
소송지휘는 종국판결 이외의 법원의 소송행위 전체를 망라하는 개념인바, '소송지휘권'이라 함은
소송절차의 개시로부터 종결에 이르기까지 심리의 전반에 걸쳐서 소송이 질서 있고 신속·정확하게 진행되도록 하기 위하여 법원에 주어진 소송의
주재권능을 말한다.
소송지휘권의 내용에는 소송의 원활·신속한 진행을 목적으로 하는 형식적인 것과 적정한 재판을
목적으로 하는 실질적인 것이 있는데, 변론의 제한·분리·병합은 전자에 속하는 대표적인 예이고, 석명권의 행사는 후자에 속하는 대표적인 예이다.
변호사가 선임되지 아니한 당사자 본인소송에 있어서 법정경험이 별로 없는 당사자로서는 재판절차
전부가 생소하여 재판장의 소송지휘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우므로 무기대등의 원칙에 따라 공정한 재판이 진행되도록 유의하여야 하고, 전문적인
법률용어(서증인부, 답변, 부지, 석명, 증거신청, 주소보정 등)를 쉬운 말로 풀어서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하여야 한다(재일 94-1 Ⅱ. 1.
아).
나. 주체와 형식
(1) 주체
소송지휘권은 원칙적으로 '법원'에 속한다고 해석된다(민소 140조 내지 145조 참조).
다만, 변론기일이나 증거조사기일에서의 구체적인 절차의 지휘는 합의부의 심리일 때는 주로 '재판장'이 그 대표기관으로서 맡게 된다(민소 135조
내지 138조, 327조, 329조 내지 331조 참조). 이러한 재판장 또는 합의부원(민소 136조 2항의 경우)의 소송지휘에 관한 조치에
대하여는 당사자가 이의를 신청할 수 있다(민소 138조).
재판장은 합의부의 대표기관으로서가 아니라 독립한 지위에서 소송지휘권을 갖는 경우도 있다(예컨대
기일지정권, 공시송달의 명령권, 소장심사권 등). 한편 수명법관과 수탁판사도 수권받은 사항을 처리함에 있어서는 소송지휘권을 갖는다(예컨대
기일지정권, 변론준비절차의 지휘권, 증인신문의 지휘권 등).
(2) 형식
소송지휘는 변론의 지휘(민소 135조)와 같이 사실행위로서 행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재판의 형식을 취한다. 재판의 형식을 취하는 경우에 법원의 지위에서 하는 때에는 결정이며, 재판장·수명법관·수탁판사가 그 자격에서 하는 때에는
명령의 형식에 의한다. 소송지휘의 재판은 불필요하거나 부적당하다고 생각하면 어느 때나 스스로 취소할 수 있다(민소 222조).
다. 당사자의 신청권 및 불복절차
소송지휘는 법원의 직권에 속하는 것이므로 당사자의 신청은 법원의 직권발동을 촉구하는 의미밖에는
없으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에도 따로 각하·기각의 재판을 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민사소송법은 그 예외로서 일정한 경우에 당사자에게 소송지휘를 구하는 신청권을 인정하고
있다. 이 경우에 법원은 반드시 신청에 대한 재판을 하여야 한다. 예컨대, 재량에 따른 소송이송(민소 34조 2항), 손해·지연을 피하기 위한
이송(민소 35조), 구문권(민소 136조 3항), 시기에 늦은 공격방어방법의 각하(민소 149조), 중단절차의 수계(민소 241조) 등이
그것이다.
한편, 합의부의 경우에 '재판장 또는 합의부원(민소 136조 2항의 경우)'이 행한 소송지휘에
관한 조치에 대하여 당사자는 이의를 신청할 수 있고, 이 경우 법원은 결정으로 재판을 하여야 한다(민소 138조). 이 이의신청은, 소송절차에
관한 이의권(민소 151조)과 마찬가지로, 그 권리가 포기할 수 없는 것인 때를 제외하고는 그 명령이나 조치가 있은 후 바로 하여야 하고, 그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민소규 28조, 민소 151조 단서). 후자는 절차지연 등의 의도로 정당한 이유 없이 이의신청을 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므로, 이의의 이유가 명시되어 있지 아니한 때에는 바로 신청을 각하할 수 있다.
다만, 단독판사가 행한 소송지휘에 관한 조치에 대하여는 위와 같은 이의를 신청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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