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장 소액사건심판절차
제1절 개요
소액사건심판법은 지방법원 및 지방법원 지원에서 소액의 민사사건을 간이한 절차에 따라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하여 민사소송법의 특례를 규정하고 있다(소액법 1조).
그 동안 민사사건의 비약적 증가에 비하여 법원의 인적·물적 지원의 확충은 충분하지 못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사건처리에 있어 오늘날과 같이 질적·양적인 면에서 큰 발전을 이루게 된 것은 소액사건을 간이하고 신속하게 처리하는 소액사건심판법의
시행에 힘입은 바가 적지 않다.
소액사건심판법 제정 당시 소액사건은 소송목적의 값이 20만 원 이하인 민사사건에
국한하였었는데, 1998. 3. 1.부터는 다음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00만 원까지 인상되었으니 그 동안의 물가상승 및 경제사정의 변동을
감안하더라도 소액사건의 범위 또한 비약적으로 넓어져 왔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소액사건 범위의 확대에 따라 전체 민사본안사건 중 소액사건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질적인 측면에서도 그 소송목적의 값이 2,000만 원 이하까지 확대된 이후로는 심리의 번잡과 이로 인한 결론도출의 어려움
등에서 여타 민사사건과 크게 차이가 없을 정도이며, 나아가 상고이유가 극히 제한되어 사실상 2심제로 운영되고 있으므로, 사법작용에 대한
신뢰증진이라는 측면에
서 소액사건의 중요성에 대한 새로운 평가와 인식이 필요한 상황이며, 그 처리과정에서 당사자에게
절차적 불만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중한 자세가 요망된다.
소액사건심판절차는 제35장에서 설명하는 독촉절차와 함께 통상의 소송절차에 비하여 간이한
소송절차로서 두 가지 모두 금전 그 밖의 대체물의 지급을 목적으로 하는 채권을 대상으로 하는 점에서는 공통적이나, 전자는 ① 쌍방심리주의에
의하고, ② 판결절차의 일종임에 대하여, 후자는 ① 일방심문주의(채권자)에 의하고, ② 판결절차에 선행하는 그 대용절차(代用節次)라는 점에서
주요한 차이가 있다.
제2절
소액사건의 범위 및 적용법규
394
제3절
이행권고결정제도
399
제4절
소액사건심판법의 소송절차상
특례
422
제5절 소액사건심판절차에서의 효율적 사건관리
1. 소액사건 심리방식의 구조
가. 재판여건의 변화
소액사건은 전체 민사소송사건의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고, 대부분 당사자본인이 소송을
수행하기 때문에 일반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그 동안 소액사건은 '민사즉결'로 비유될 정도로 간이·신속하게 사건을 처리하는 데
중점을 두어 왔으나, 소액사건의 범위가 점차 확대됨에 따라 간이하고 신속한 절차로 심리하기에 부적당한 사건이 많아졌다.
또한 전술한 바와 같이 2001년 1월부터 이행권고결정제도가 도입되고 실무가 이를 원칙적으로
활용함에 따라 소액사건의 법정모습이 변화되었다. 우선 종전에 자백간주로 종결되던 사건 대부분이 이행권고결정으로 흡수됨으로써 법정에 출석하는
당사자의 수가 대폭 감소되었다. 이에 따라 변론기일에는 주로 당사자 사이에 실질적인 다툼이 있는 사건을 위주로 심리가 이루어짐으로써 당사자의
출석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호명과 주소보정명령 등 절차안내를 위주로 진행되던 법정의 모습이 상당히 변모하게 되었다.
나. 심리방식의 기본방향
이렇게 소액재판의 여건이 대폭 변화된 만큼 이에 상응하는 심리방식의 전환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자백간주사건은 이행권고결정으로 종결하고, 공시송달로 진행되는 사건은 법정기일을 별도 진행하여 간단 신속하게 처리하되, 나머지
다투는 사건은 신속재판의 이념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가능한 한 일반 민사사건과 유사한 정도로 충실하게 심리함으로써 상소율을 줄이고,
상고이유의 제한에 대한 소송당사자의 절차적 불만을 해소할 필요가 절실하다.
특히, 이행권고결정 제도의 도입으로 소액사건의 사건분류가 용이해졌으므로, 양쪽 당사자가 다투는
복잡한 사건에 대해서는 일반 민사사건에 적용되는 신모델의 적절한 변형 적용을 통해 효율적인 심리를 도모하는 것이 상당하며, 특히 주장·입증의
기일 전 정리, 당사자 본인의 절차참여 확대, 증거조사의 효율화, 화해·조정의 활성화 등에 깊은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또한 당사자본인소송이 대부분인 소액사건에서는 법률지식이 부족한 당사자본인이 직접 소송을
수행하는 데 따르는 특수성을 적절하게 감관하여야 함을 간과하여서는 안 된다.
한편, 이행권고결정 제도의 도입으로 참여사무관과 참여보조 사이의 업무량 불균형이 더욱 심각해질
수 있으므로, 합리적인 업무분장을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다. 소액심판절차에서의 사건관리
소액사건에 있어서 효율적 사건관리는 이행권고결정단계에서의 사건관리와 변론절차에서의 그것으로
대별할 수 있다.
이해권고결정단계에서의 사건관리는 전술한 바와 같이 이행권고결정의 원칙적 활용을 통하여 다수의
사건을 정형적으로 처리함으로써 다투지 않는 사건에서의 원고의 신속한 권리구제를 기본내용으로 하여야 하며, 따라서 이 과정에서는 주소보정절차 등을
통한 피고 송달의 효율적 관리에 역점을 두어야 하겠다.
변론절차에서의 사건관리는 간이한 절차에 따라 신속히 처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소액사건심판법의 정신을 존중하면서도 사건에 걸린 실질적 이해관계나 분쟁의 유형과 양상을 감안할 때 신중하고 충실한 심리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사건을 선별하여 신모델을 변형 적용하는 것이 주된 관심사가 된다.
결국 소액사건의 관리는 제1단계로서 '이행권고결정을 통한 신속한 권리구제와 조기의 사건분류',
그리고 제2단계로서 '사건의 특성에 따른 심리의 차별화'로 요약될 수 있을 것이다.
2. 소액사건의 분류와 심리의 차별화
가. 총설
소액사건에 대해서는 무변론판결제도에 갈음하여 이행권고결정제도를
두고 있으므로, 종전에 자백간주로 종결되던 사건은 거의 대부분 이행권고결정으로 처리된다.
따라서 변론기일에 진행되는 사건은 ① 공시송달로 절차를 진행하는 사건 또는 소장 자체에 흠이 있는 등의 사정으로 이행권고결정을 하지 못하고 바로
변론기일을 지정하였으나 상대방이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고 있는 사건과 같이 한 쪽 당사자만 출석한 상태에서 간략한 기계적 심리를 거쳐 바로
종결하는 사건, ② 양쪽 당사자 사이에 다툼은 있지만 쟁점이 단순하여 기일에서의 쟁점정리와 간이한 증거조사로 종결할 수 있는 사건, ③ 본격적인
다툼이 있어 충실한 심리가 필요한 사건 등 세 가지로 크게 분류할 수 있다. 양쪽 당사자가 다투는 사건의 대부분은 이행권고결정·지급명령·조정에
갈음하는 결정에 대한 이의사건일 것이다.
다투는 모든 소액사건에 대하여 신모델에 따라 서면공방과 기일 전 증거신청 및 현출절차를 거치게
하는 것은 '신속한 권리구제' 이념과 충돌할 여지가 있다. 뿐만 아니라 소액사건심판법 5조의4 제3항은 이행권고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이 있는
때에는 지체 없이 변론기일을 지정하도록 하고 있는바, 위 규정에 따를 경우 이행권고결정에 대한 이의사건은 일단 제1회 변론기일을 열어 심리를
진행하여야 하므로, 신모델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곤란하다.
따라서 다투는 사건 역시 변론기일에 쟁점을 정리하여 신속하게 사건을 종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쟁점이 복잡하여 신모델에 따른 쟁점 정리절차를 거치거나 집중적인 증거조사를 시행하여 처리하는 것이 적합한 사건에 한하여 선별적으로
신모델을 변형 적용하는 것이 상당히다. 이렇게 볼 때 신모델의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는 사건은 앞에서 본 세 가지 유형 중 마지막 유형의 사건이
될 것이다.
한편, 청구금액이 극히 소액이거나, 답변서 자체로 상호 절충의 여지가 있는 사건 등 화해가
가능하다고 보여지는 사건은 기록검토 과정에서 화해안을 준비하여 두었다가 가급적 제1회 변론기일에 사건을 종결하도록
한다. 각종 손해배상청구사건, 액수에 다툼이 있는 대여금사건, 미지급 월세나 공과금에 다툼이
있는 임대차보증금사건, 미시공이나 하자를 다투는 공사대금사건, 제품의 하자를 다투는 물품대금사건, 방문판매업자나 다단계판매업자가 청구하는
물품대금사건은 특히 화해에 친한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쟁점이 복잡하거나 양쪽 당사자의 의견대립이 심하여 당사자의 말을 충분히 들어보고 화해를
시도하는 것이 상당한 경우나 쟁점은 간단하지만 당사자에게 심사숙고할 시간을 줄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따로 화해를 위한 기일을 잡는 것이 좋다.
종전에는 피고가 답변서를 제출하여 다투면서도 법정에 출석하지 않는 경우 법정에서 바로 화해를 시도하지 못하고 따로 조정기일 통지를 한 후 그
기일에 비로소 조정에 갈음하는 결정을 하여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으나, 이제는 화해권고결정 제도를 적절하게 활용하면 된다.
나. 양쪽 당사자가 다투는 사건의 심리
(1) 서면에 의한 쟁점정리와 사전 증거신청
종전에는 일률적으로 소장접수와 동시에 바로 변론기일이 지정되었기 때문에 다투는 사건을 가려내어
서면공방을 거친 후에 기일을 지정하는 것이 불가능하였지만 이행권고결정제도의 도입으로 이행권고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서나 답변서의 내용에 따라 적절한
사건은 서면공방과 기일 전 증거신청을 마치도록 한 다음 쟁점정리기일 또는 집중증거조사기일을 지정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이행권고결정 등본이나
지급명령 정본에는 피고 또는 채무자가 이의신청을 하는 경우에는 이의신청서와 별도로 청구원인 또는 신청원인에 대한 구체적인 진술을 적은 답변서를
함께 제출하거나, 늦어도 이행권고결정 또는 지급명령을 송달받은 날부터 30일 내에 답변서를 제출하여야 한다는 안내문구가 기재되어 있고,
이행권고결정을 송달할 때 함께 보내는 소액사건 소송절차안내서에도 같은 취지의 안내문구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이에 따라 피고 또는 채무자가
제출하
는 답변서의 내용을 기초로 한 사건의 선별 및 심리방식의 선택이 가능하다.
서면공방 방식 역시 사건의 특성에 따른 차별화가 필요한데, 당해 사건에 걸린 실질적인
이해관계가 소액사건의 범위를 훨씬 능가하고 분쟁의 원인과 양상이 중액사건 못지 않게 복잡하다면 신모델의 기본구조에 따라 충실하게 심리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반면 위와 같은 정도에 미치지 못하는 사건에 대해서는 서면공방의 횟수를 1회로 제한하거나 일단 제1회 변론기일을 연 후 사건의
특성과 심리경과에 따라 변론준비절차에 부칠지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을 적절하게 활용하도록 한다.
한편 기일전 증거신청과 관련하여 검증·감정·문서송부촉탁·사실조회 등 증거신청방법을 당사자가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증거신청요령을 자세하게 설명한 안내서를 당사자에게 보내거나 기일을 먼저 진행하는 경우에는 법정에서 나누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2) 기일진행을 통한 쟁점정리
기일을 지정함에 있어서는 공시송달사건 등과 양쪽 당사자가 출석하여 다투는 사건을 구분하여
날짜를 달리하거나 최소한 오전과 오후로 나누어 기일을 지정함으로써 두 그룹의 사건당사자가 같은 법정에 함께 있게 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배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종래 다투는 사건의 당사자가 기계적으로 처리되는 공시송달사건 등의 심리과정을 지켜보면서 소액사건의 심리가 전체적으로
부실하게 이루어진다는 오해를 하는 경우가 적지 않고, 그것이 판결에 대한 불복률을 높이는 요인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행권고결정 제도의 도입 이후
소액사건의 기일지정에 관하여 주의와 관심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다투는 사건에 대해서도 실질적인 다툼이 있어 일반 민사사건의 쟁점정리기일과 유사한
방식으로 쟁점을 정리할 필요가 있는 사건과 즉석에서의 쟁점정리와 간이한 증거조사를 거쳐 신속하게 종결할 사건을 구별하여 오전과 오후로 나누거나
시간대를 달리하여 기일을 지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소액사건 당사자들의 가장 큰 불만사항 중 하나가 법정에서 장시간 대기하여야 한다는 것이고,
또한 법원의 입장에서도 법정 대기석이 당사자들로 꽉 찬 상태에서는 심리적으로 쫓기게 되어 한 사건 한 사건을 여유 있게 진행할 수 없게 된다는
점도 고려하여야 한다. 사건 수나 소액사건의 특성 등을 감안할 때 쟁점정리기일은 법정에서 변론기일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일 것이다.
소액사건의 쟁점정리기일에는 특히 당사자본인의 직접 진술을 통하여 분쟁의 실체를 파악하고,
당사자에게 하고 싶은 말을 다하고 법원의 판단을 받았다는 절차적 만족감을 가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액사건은 거의 대부분 당사자본인이 직접
소송을 수행하고 있고, 판결에 상세한 이유가 기재되어 있지 않은 관계로 심리과정에서 자신의 주장이 충분히 법원에 전달되고 있다는 인식을
당사자에게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종래 소액사건의 변론기일에서는 너무 많은 수의 사건을 한꺼번에 심리하여야 했기 때문에
실제로 법정에서 당사자본인의 진술을 들을 시간적 여유가 거의 없었다. 법정에서 심리할 사건 수가 대폭 줄어드는 등 여건이 개선된다면 보다
적극적으로 당사자본인의 진술을 듣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3) 증거조사의 집중
장시간의 법정대기와 기일공전으로 인한 당사자의 불편을 해소할 필요성은 소액사건이라고 하여 다를
바가 없으므로, 관련 증인이 여러 명인 사건에 대해서는 일괄 집중신문을 시행하도록 한다. 이 경우 당사자의 소송경험 부족으로 인하여 관련 증인
전부의 출석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을 것이므로, 증인의 채부 단계에서 당사자에게 상세한 절차안내를 하고, 주의를 환기시킬 필요가 있다.
전술한 바와 같이 일반 민사소송에서는 증거조사에 있어 당사자주의를 원칙으로 하고 보충적으로
직권증거조사를 할 수 있으나, 소액사건에서
는 판사가 필요하다고 인정한 때에는 언제든지 직권으로 증거조사를 할 수 있다(소액범 1O조
1항). 실무상 직권증거조사는 별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고, 그 대신 법원이 석명권 행사를 강화하여 입증책임이 있는 당사자에게 증거신청을
적극적으로 권유 내지 촉구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으나, 적정한 결론을 도출하는 데 필요한 증인을 직권으로 채택하여 신문하는 등 직권증거조사
제도의 입법취지가 실무운영에 반영될 수 있도록 좀더 많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또한 증인신문방식에 있어서도 교호신문 제도가 아닌 직권신문 제도를 채택하고 있으므로(소액법
1O조 2항), 증인신문기일 이전에 증인신문사항을 검토하여 부적절한 표현이 있는 경우 수정하고, 판사가 직권으로 신문할 내용을 정리하여 둘
필요가 있다.
3. 당사자본인소송의 특수성 반영
가. 소액사건과 당사자본인소송
소액사건은 대부분이 당사자본인소송의 형태로 진행된다. 이러한 '당사자본인소송'이란 민사소송에서
변호사를 선임하지 아니하고 당사자본인이 스스로 소송을 수행하는 경우를 말한다. 당사자 중 어느 한 쪽이라도 당사자본인이 스스로 소송을 수행하는
경우도 당사자본인소송에 포함된다. 다만, 금융기관의 대리인이나 국가·지방자치단체 등의 소송수행자가 소송수행을 하는 경우에는 대리인 등이
법률전문가는 아니지만 정형화된 유형의 소송을 반복하여 수행함으로써 어느 정도 소송절차에 숙련되어 있다는 점 등에서 순수하게 당사자본인이 직접
소송수행을 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따라서 당사자본인소송 중에서도 금융기관 등의 대여금 청구사건과 개인간에 실질적인 다툼이 있는
당사자본인소송은 구별하여 취급할 필요가 있다.
당사자본인소송은 당사자본인이 법률전문가가 아닌데다가 대부분 소송수행의 경험이 거의 없어
법률지식이 미약하고 소송절차에 미숙할 수밖
에 없다는 점과 분쟁의 직접 당사자로서 사건의 실체를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절차참여의
필요성이 크다는 점에서 그 특색을 찾을 수 있다. 따라서 소액사건에서의 당사자본인소송의 문제는 이와 같이 소송수행능력이 부족한 당사자에 대하여
어떻게 적절한 소송지휘를 통하여 원활한 협조를 이끌어내고 효율적인 심리를 할 것인가 하는 문제와 심리의 충실과 재판에 대한 신뢰증진을 위하여
당사자의 절차참여를 어떠한 방식으로 실현시킬 것인가의 문제로 집약된다고 할 수 있다.
당사자본인소송의 형태로 진행되는 소액사건에 대하여는 법원이 그 특수성을 충분히 감안하여
석명권과 법률사항 지적의무(민소 136조) 규정의 적절한 활용을 통해 후견적 운영을 강화하는 것에 별다른 이견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법원의 직권주의적 운영이 지나쳐서 변론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중립적인 심판자의 지위가 흔들려서는 곤란하므로, 소송지휘권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균형감각을 잃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하여야 한다.
한편 법률지식이 부족하거나 대리인을 선임할 형편이 안 되는 당사자가 소송절차에서 소외되거나
불이익을 입는 일이 없도록 소송절차안내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각 법원별로 지역언론 등을 통해 소액사건심판절차를 홍보하거나 민원창구에 각종
서식을 비치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이하 당사자본인소송의 형태로 진행되는 소액사건에서 법원의 역할에 관하여 본다.
나. 소장 접수 및 답변서 제출 단계에서의 후견적 역할
소장기재의 오류 등 보정사항의 신속한 전달과 이행을 위하여 당사자 본인과의 긴밀한 연락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따라서 접수 단계에서 특히 소장에 전화·휴대폰번호, 팩스번호, 전자우편(E-ma11)주소 등 연락처가
정확하게 기재되었는지 점검되어야 하고 누락
이 있을 때에는 반드시 기재하도록 한다. 다른 방법으로 연락처를 알 수 있는 변호사
소송대리인과 달리 당사자 본인의 경우에는 이 단계에서 연락처를 확보하지 아니하면 이후에 많은 절차적 곤란이 예상된다.
또한 당사자본인소송의 경우 기본적 서증이나 그 부본의 첨부를 누락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유념하여야 할 것이다. 반대로 엉뚱하게 서증번호를 붙이거나 아예 번호도 붙이지 아니한 채 너무 많은 서증을 어지럽게 첨부하거나 또는 당사자본인이
작성한 진정서, 탄원서 등까지도 무분별하게 서증으로 제출하는 경우가 자주 있는데, 이를 정리하지 아니한 채 절차를 진행하면 서증의 제목이나
번호의 인용에 혼란이 생기게 되므로, 소장 접수 단계에서부터 이를 정리하여 제출하도록 지도할 필요가 있다. 서증 제목과 번호를 일목요연하게
체계적으로 정리하도록 유도하는 일은 상당히 어려우면서도 중요한 과제이다.
아울러 참여사무관은 소장심사의 결과에 따라 보정권고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청구취지와 청구원인의 전부 또는 일부가 누락되어 있거나 이행권고결정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특정되어 있지 않거나 명확하지 않을 때에는 보정을
권고하도록 한다. 보정명령이나 보정권고를 하는 경우 서면으로 보정사항을 구체적으로 지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당사자본인의 경우 보정명령 등을
받으면 본인 스스로 해결하기보다는 법무사 등의 도움을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므로, 전화나 구두로 하기보다 서면에 의하는 것이 보정사항을 명확하게
전달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법무사가 당사자에게 소장·준비서면 등의 작성을 통하여 조력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법무사단체와의
간담회 등을 통해 전형적으로 자주 일어나는 소장 기재의 오류 사례 등을 제시하여 협력을 얻는 것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다. 적절한 입증의 유도
적시에 필요한 증거신청을 하지 아니하는 문제는 변호사가 소송대리인
으로 선임된 사건에서도 없지 않지만, 변호사의 경우에는 종전의 소송수행 관행이나 소송전략상의
고려에서 비롯된 측면이 강한 반면, 당사자본인이 소송을 수행하는 경우에는 법률지식의 부족과 소송절차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는
차이점이 있다. 문서송부촉탁·검증·감정·사실조회 등 필요한 증거신청을 적시에 하지 아니하는 경우 참여사무관이 이를 점검한 후 전화 등으로
보정권고를 하고, 그래도 응하지 않을 경우에는 재판장에게 보고하여 재판장 명의로 석명준비명령 또는 입증촉구서 등을 보내 증거신청을 촉구할 필요가
있다.
라. 증인신문기일의 운영
당사자본인의 증인신문기술 부족 때문에 원활한 증인신문이 어려울 수 있다. 증인신문사항을
제출하지 아니하거나 증인신문과정에서 지엽적인 문제로 증인과 당사자 사이에 감정적인 말싸움이 벌어질 가능성이 많으므로, 법원이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증인신문절차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 전술한 바와 같이 소액사건에서는 교호신문제를 따르지 아니하고 법원이 증인신문의 주도권을 쥐고 있으므로
당사자의 신문에 앞서 재판장이 먼저 다툼의 전제사실과 주요쟁점 등에 관하여 신문하고, 그 답변의 바탕 위에서 양쪽 당사자가 신문하는 방식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실무상으로도 당사자가 제대로 신문을 할 수 없는 경우 상대방이 특별히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이미 제출한 증인신문사항을 기초로 재판장이 대신 신문해 주는 경우가 간혹 있는데, 이 때의 신문내용이 판사의 신문으로 조서에 기재되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2002년 개정 민사소송법에서는 당사자신문의 보충성이 폐지되고, 당사자도 신문 전에 선서하도록
의무화되었으며, 허위진술시의 과태료 상한이 대폭 인상된 만큼 소액사건에서도 당사자신문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특히 당사자본인이
증거조사절차에 적극 참여하여 자신의 주장에
반하는 진술을 하는 증인의 면전에서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증인과의
대질을 통하여 그의 진술의 모순점을 직접 지적하는 등 증거조사절차에의 당사자의 참여권 내지 반론권의 형태로 당사자 신문제도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마. 화해·조정의 적극적 활용
당사자본인은 법률지식이 부족하여 사실관계에 다툼이 없으면서도 무익한 법률적인 다툼을 벌이고
있거나, 쉽게 합의점에 다다를 수 있는 사안에서도 감정적인 대립으로 불필요한 소모전을 벌이고 있는 사례가 자주 있으므로, 법원이 합리적인
합의점을 제시하여 분쟁을 조기에 종식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당사자본인이 분쟁의 실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직접적인 처분권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변호사가 선임된 사건에 비하여 화해·조정의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절차진행단계에서 당사자에게 자신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화해적 해결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하면 그만큼 마음이 열린다는 점에서 인내심을 가지고 진지하게 당사자의 주장과 호소에 귀를
기울이며, 적극적으로 화해·조정을 권고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소액사건에서의 화해적 해결에 관해서는 다음 제6절에서 다시 설명하기로 한다.
바. 변호사 선임명령 제도와 소송구조 제도의 활용
법원은 소송관계를 분명하게 하기 위하여 필요한 진술을 할 수 없는 당사자 또는 대리인의 진술을
금지할 수 있고 이 경우 필요하다고 인정한 때에는 변호사를 선임하도록 명할 수 있다(민소 144조 1항·2항). 이와 같은 변호사 선임명령
제도는 당사자의 소송수행능력 부족에 기인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한 제도라고 할 수 있다. 그 동안 이 제도는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운영되어
왔는데, 앞으로 상당한 자력이 있고 사안의
내용으로 보더라도 변호사의 선임이 필요한 경우 선임명령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소송수행능력이 부족하나 경제적 능력이 없어 변호사를 선임할 형편이 못되는 당사자에 대한
배려로 소송구조 제도를 적절하게 활용할 필요가 있다. 그 동안 소송구조 제도는 예산의 부족, 일부 당사자들의 제도 악용에 따른 법관들의 불신,
제도 운영에 관한 구체적인 기준과 절차 규정의 미비 등 이유로 그 활용이 미미한 실정이었다. 대법원은 '(구)민사소송법 118조 1항의 규정에서
패소할 것이 명백하지 않다는 것은 소송구조신청의 소극적 요건이므로 신청인이 승소의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진술하고 소명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법원이 당시까지의 재판절차에서 나온 자료를 기초로 패소할 것이 명백하다고 판단할 수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그 요건은 구비되었다고 할 것이다'라고
밝힘으로써(대법원 2001. 6.9.자 2001마1044 결정), 그 동안 승소가능성의 결여를 이유로 소송구조신청을 기각하여 온 종전의 일부
실무례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또한 최근 소송구조 예산의 확보와 절차 규정의 정비 작업 등이 진행됨에 따라, 법관들이 보다
쉽게 소송구조 제도를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 종전에는 당사자의 신청이 있는 경우에만 소송구조결정을 할 수 있었으나 2002년
개정 민사소송법은 법원이 직권으로 구조결정을 할 수 있도록 규정(민소 128조 1항)함으로써, 필요한 경우 법원이 변호사 선임명령을 하면서 그와
함께 직권으로 소송구조 결정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소송구조 제도의 구체적인 운영방식에 관해서는 '소송구조제도의 운영에 관한 예규(송일
2002-2)' 참조.
앞으로 소액사건에서 당사자 본인의 소송수행능력이 현저히 부족하다든지, 사안이 복잡하여 변호사의
조력이 꼭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변호사 선임명령과 연계하여 운영하는 방법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제6절
소액사건의 화해·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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