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 외국선박
(1) 선박도 자연인과 마찬가지로 국적을 가진다. 선박의 국적은 국기의 게양, 불개항장에의
기항 그리고 주권행사나 국제사법상의 준거법 결정 등과 관련하여 중요한 의미를 가지며, 강제집행에 있어서도 외국의 선박은 다르게 취급된다.
(2) 선박의 국적에 관하여는 소유자국적주의, 소유자국적 및 선원국적주의, 등록주의 등 여러
가지가 있으나, 우리나라는 소유자국적주의를 원
칙으로 하면서도 이를 절대적인 요건으로 하고 있지는 않다(선박법 2조).
어떤 선박에 관한 실체법상 권리의 내용, 효력 등은 원칙적으로 그 선적국의 법령(실체법)에
의하여야 하나(선적국법주의, 국제사법 60조), 외국의 선박이라도 우리나라의 영해 내에 있거나 우리나라의 항구에 정박하고 있을 때에는 우리나라의
집행권이 미치고, 따라서 그 집행절차에 관하여는 법정지법(法廷地法)인 우리나라의 절차법이 적용된다.
따라서 외국선박도 선박집행의 대상이 된다(민집 186조). 여기서의 외국선박에는 외국국적을
가진 선박뿐 아니라 무국적선도 포함된다. 또 국적국에서의 등기유무를 불문한다. 다만, 외국선박으로서 총톤수 20톤 미만의 기선과 범선 및
선박계류용·저장용 등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수상에 고정하여 설치하는 부선, 총톤수 100톤 미만의 부선은 유체동산집행의 방법에 의하게
된다(선박등기법 2조 참조).
(3) 대한민국 선박 외의 선박에 대하여 강제경매신청을 하는 때에는 그 선박이 채무자의
소유임을 증명하는 문서와 그 선박이 선박등기법 2조에 규정된 선박임을 증명하는 문서를 붙여야 한다(민집규 95조 2항 2호).
외국선박의 등기부는 국내에 존재하지 아니하여 압류등기나 매각으로 인한 소유권이전등기 등의
촉탁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외국선박에 대한 강제집행에는 등기부에 기입할 절차에 관한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민집 186조).
(4) 외국선박의 범위와 관련하여 편의치적선(便宜置籍船, Vessel of flag of
convenience)을 외국선박으로 보아야 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편의치적이란 세무, 노동, 해운정책 등에 기한 국가의 각종 규제를
회피하려는 목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국가에 형식상의 회사(paper company)를 설립한 뒤 그 회사 명의로 선박의 소유권을 귀속시킨 다음 그
국가의 국적을 유지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 국민 또는 법인이 형식상 회사의 사실상 소유자인 경우 편의치적선은 경제적인 기능 면에서는 사실상
대한민국선박으로 볼 여지가 있으나, 집행절차의 안전성, 신속성이라는 이념에 비추어 볼 때
외국에 선적되어 있는 선박을 대한민국선박으로 보아 집행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판례는 편의치적선에 대하여 별개의 법인격을 가지는 회사라는 주장을 내세우는 것은 편의치적이라는
편법행위가 용인되는 한계를 넘어서 채무를 면탈하려는 불법목적을 달성하려고 함에 지나지 아니하여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하거나 법인격을 남용하는
것으로서 허용되어서는 아니된다는 것(대판 1988.11.22. 87다카1671, 대판 1989.9.12. 89다카678 등)과 갑 회사와 을
회사가 기업의 형태·내용이 실질적으로 동일하고, 갑 회사는 을 회사의 채무를 면탈할 목적으로 설립된 것으로서 갑 회사가 을 회사의 채권자에
대하여 을 회사와는 별개의 법인격을 가지는 회사라는 주장을 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거나 법인격을 남용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도,
권리관계의 공권적인 확정 및 그 신속·확실한 실현을 도모하기 위하여 절차의 명확·안정을 중시하는 소송절차 및 강제집행절차에 있어서는 절차의
성격상 판결의 기판력 및 집행력의 범위를 다른 회사에까지 확장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본 것(대판 1995.5.12. 93다44531)으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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