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심사유

마. 재심사유

재심사유는 민사소송법 451조 1항 1호 내지 11호에 열거되어 있는

데 그 하나 하나마다 각기 독립한 청구원인이 됨은 전술과 같다. 위 조항에서 열거된 재심사유는

한정적인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6. 10. 25. 선고 96다31307 판결).

(1) 판결법원 구성의 위법(민소 451조 1항 1호)

판결법원의 구성이 법원조직법 및 민사소송법을 따르지 않은 경우이다. 합의부가 판사 2인으로

구성되었다거나, 변론에 관여하지 않은 법관이 판결에 관여한 경우(민소 204조 1항 위반임. 대법원 1970. 2. 24. 선고 69다2102

판결) 등이 그 예이다. 대법원에서 판례변경을 하면서 전원합의체에서 하지 않고 소부에서 재판하였다는 것도 본호에 해당된다(대법원 1982. 9.

28. 선고 81사9 판결).

(2) 재판에 관여할 수 없는 법관의 관여(민소 451조 1항 2호)

제척원인이 있거나 기피의 재판이 있는 법관(민소 41조, 46조), 파기환송된 원심판결에

관여한 법관(민소 436조 3항)이 관여한 판결이 이에 해당한다. 판결관여라 함은 판결의 합의 및 원본작성에의 관여를 뜻하며, 선고에만 관여하는

것은 이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러나 재심의 대상이 된 원재판에 관여한 법관이 그 재심사건의 재판에 관여한 때에는 본호의 재심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대법원 1986. 12. 23. 선고 86누631 판결 등).

(3) 대리권의 흠결(민소 451조 1항 3호 본문)

이 재심사유는 이른바 당사자권(當事者權)을 보장하기 위한 규정으로서, 소송대리인에게 대리권이

없었던 경우뿐만 아니라 당사자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되지 않은 다양한 경우가 이에 포함된다. 성명모용자(姓名冒用者)에 의한 소송수행(대법원

1964. 11. 17. 선고 64다328 판결), 본인의 의사에 기하지 않고 선임된 대리인의 대리행위(대법원 1974. 5. 28. 선고

73다1026 판결), 특별대리인의 선임 없이 소송을 수행한 때(대법원 1965. 9. 7. 선고 65사19 판결)는 물론, 우체국 집배원의

배달 착오로 소송기록접수통지서를 송달받지 못하여 상고이유서

제출기간 내에 상고이유서를 제출하지 못함으로써 상고가 기각된 경우에도 본호에 의하여 재심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

송달받을 권한이 없는 자에게 잘못 송달된 경우, 특히 소장부본·기일통지서가 권한 없는 자에게

송달되어 본인이 불출석하고 법원이 이런 사정을 모른 채 자백간주로 원고승소판결을 한 경우가 문제인데, 대법원은 참칭피고(僭稱被告)에게 송달된

경우에는 그러한 판결정본의 송달까지 무효가 되어 판결은 항소대상이 되는 것이지 재심사유가 아니라고 하면서도, 피고의 참칭대표자(僭稱代表者)에게

송달된 경우에는 송달무효가 아니고 송달대리권의 흥결로서 본호의 재심사유가 된다고 한다(대법원 1994. 1. 11. 선고 92다47632 판결

아래(11) 참조).

대리권의 흠결은 판결확정 후라도 추인(민소 60조, 97조)하면 재심사유는 되지 않는다(민소

451조 1항 3호 단서).

(4) 법관의 직무상의 범죄(민소 451조 1항 4호)

가령 법관이 그 담당사건에 대하여 수뢰죄나 공문서위조죄 등을 범한 경우가 이 재심사유에 해당할

것이다. 재심대상 본안사건의 기록검토 없이 재심청구를 기각한 경우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2000. 8. 18. 선고 2000재다87

판결).

(5) 형사상 처벌받을 타인의 행위로 인한 자백 또는 공격방어방법의 제출방해(민소 451조

1항 5호)

범죄행위로 인하여 변론권을 침해당한 당사자의 보호를 위한 것이다. 여기의 형사상 처벌을 받을

행위라 함은 형법뿐만 아니라 특별형법을 포함한 형사법상의 범죄행위를 뜻한다고 할 것이지만, 경범죄처벌법위반행위나 질서벌은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이

통설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타인이라 함은 상대방 또는 제3자를 말하며, 그 중에는 상대방의 법정대리인·소송대리인도 포함된다.

자백 또는 공격방어방법의 제출방해와 불리한 판결 간에 인과관계를 필요로 하는데, 그 범죄행위가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경우만을 말하

고, 간접적인 원인이 된 때에는 이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채권양수인이 채무자를 상대로

한 양수금 청구의 소에서 승소하였는데, 그 후 그 채권의 양도인이 양도통지가 담긴 우편물을 채무자의 면전에서 찢었던 점이 확인되어 비밀침해죄로

처벌받게 된 경우, 이는 본호 소정의 재심사유가 되지 않는다(대법원 1982. 10. 12. 선고 82다카 664 판결). 범죄행위로 인하여

소송상의 화해의 의사표시나 인낙의 의사표시를 하게 된 경우에는 본호의 재심사유가 된다(대법원 1979. 5. 15. 선고 78다1094 판결,

1995. 4. 28 선고 95다3077 판결).

본호에서 말하는 '공격방어방법'에는 판결에 영향이 있는 주장·답변·항변뿐만 아니라 증거방법도

포함한다. 따라서 소송의 승패에 중대한 영향이 있는 문서의 절취·강탈 또는 손괴·반환거부(대법원 1985. 1. 29. 선고 84다카1430

판결)로 제출이 방해된 경우, 그러한 증인을 체포·감금함으로써 출석할 수 없게 한 경우 등 입증방해도 해당된다.

(6) 판결의 증거로 된 문서 등의 위조·변조(민소 451조 1항 6호)

판결의 증거된 문서라 함은 판결에서 그 문서를 채택하여 판결주문을 유지하는 근거가 된

사실인정의 자료로 삼은 경우를 말하는 것으로서, 그 위조문서를 참작하지 않았더라면 다른 판결을 하였을 개연성이 있는 경우를 가리킨다(대법원

1997. 7. 25. 선고 97다15470 판결). 법관의 심증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고 추측되는 문서라도 그것이 사실인정의 자료로 채택된

바가 없으면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 그러나 사실인정의 자료가 된 이상, 간접사실이나 부가적 사실의 인정자료였더라도 이에 해당된다(대법원

1982. 2. 23. 선고 81누216 판결). 여기서의 위조·변조에는 공정증서원본부실기재만이 아니라 허위공문서작성도 포함되지만(대법원

1982. 9. 28. 선고 81다557 판결), 사문서의 무형위조는 포함되지 않는다(대법원 1974. 6. 25. 선고 73다2008 판결).

6호의 재심사유는 7호와 같이 사실심판결에 대한 재심사유이

지 상고심에 대한 것이 아니다(대법원 2000. 4. 11. 99재다476 판결)

(7) 증인 등의 거짓 진술(민소 451조 1항 7호)

거짓 진술이 판결의 증거로 된 때라 함은 '판결주문을 유지하는 근거된 사실을 인정하는 증거로

채택된 때를 말하고, 주요사실의 인정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는 사정에 관한 것일 때에는 이에 해당하지 않을 뿐 아니라, 증인이 직접 재심의

대상이 된 소송사건을 심리하는 법정에서 허위로 진술한 경우'를 뜻한다(대법원 1979. 8. 21. 선고 79다1067 판결). 따라서 그

허위진술이 판결주문의 근거가 된 사실을 인정하는 증거로 채택되어 판결서에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어야 한다(대법원 2001. 5. 8. 선고

2001다11581, 11598 판결). 허위진술이 직접증거일 때만이 아니라 대비증거로 사용한 때에는 이에 해당되지만(대법원 1995. 4.

14. 선고 94므604 판결), 판결이유에서 가정적 혹은 부가적으로 인용된 때(대법원 1983. 12. 27. 선고 82다146 판결) 또는

주요사실의 인정에 관계없을 때(대법원 1988. 1. 19. 선고 87다카1864 판결)에는 재심사유로 되지 않는다.

본호는 거짓진술이 판결주문의 이유가 된 사실인정의 자료로 채택되었을 뿐더러 그 진술이 없었다면

판결주문이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일응의 개연성이 있는 경우를 뜻하므로(대법원 1993. 11. 9. 선고 92다33695 판결 등),

허위진술이 위증이라도 나머지 증거에 의하여도 판결주문에 영향이 없을 때에는 재심사유가 아니다(대법원 1993. 9. 28. 선고 92다33930

판결).

(8) 판결의 기초된 재판 또는 행정처분이 뒤에 변경된 경우(민소 451조 1항 8호)

판결의 기초가 되었다 함은 재심대상판결을 한 법원이 그 재판이나 행정처분에 법률적으로 구속된

경우뿐만 아니라, 널리 재판이나 행정처분의 판단사실을 원용하여 사실인정을 한 경우를 말한다(대법원 1989. 3. 14. 선고 87다카2425

판결). 예컨대, 유죄의 형사판결이

재심대상판결의 사실인정에 있어서 증거로 채택되었는데 그 뒤 형사판결이 변경 또는

무죄확정되거나(대법원 1983. 4. 26. 선고 83사2 판결, 1993. 6. 8. 선고 82다27003 판결), 제권판결을 이유로 어음금

청구를 기각하였는데 그 뒤 제권판결이 취소된 경우(대법원 1991. 11. 12. 선고 91다25727 판결) 등이다. 여기의 재판에는

민·형사판결은 물론, 가사재판, 가압류·가처분결정, 비송재판도 포함된다. 행정처분의 변경은 재판기관에 의하든 행정관청에 의하든 무방하나, 그

변경은 판결확정후일 것을 요하며 또 확정적이고 소급적인 변경이어야 한다(대법원 1981. 1. 27. 선고 80다1210. 1211 판결).

또한 그 재판 등의 변경이 확정판결의 사실인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 있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01. 12. 14. 선고 2000다12679

판결, 1994. 11. 25. 선고 94다33897 판결). 법령이나 판례의 변경, 법규에 대한 위헌판단은 재심사유가 되지 않는다.

(9) 판단누락(민소 451조 1항 9호)

중요한 재심사유인데, 판단누락은 당사자가 소송상 제출한 공격방어방법으로서 판결주문에 영향이

있는 것에 대하여 판결이유 중에서 판단을 표시하지 아니한 것을 뜻한다(대법원 2000. 7. 6. 선고 2000재다193, 209 판결,

1998. 2. 24. 선고 97재다278 판결). 따라서 직권조사사항의 판단을 빠뜨린 경우라도, 당사자가 이를 주장하지 않았다면 재심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대법원 1994. 11. 8. 선고 94재누32 판결). 당사자 주장을 배척한 근거를 일일이 설명하지 않은 것, 그 판단 내용에

잘못이 있는 것, 판단근거를 개별적으로 설시하지 않은 것은 판단누락이 아니며(대법원 2002. 1. 25. 선고 99다62838 판결 등), 또

재판의 일부 누락은 추가판결(민소 212조)의 대상이지 재심사유는 되지 않는다. 심리불속행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아 심리하지 않고 상고기각 판결을

한 것(대법원 1997. 5. 7. 선고 96재다479 판결)은 판단누락이 아니지만, 적법한 상고이유서를 제출하였음에도 불제출을 이유

로 상고이유판단 없이 상고기각한 것은 판단누락이다(대법원 1998. 3. 13. 선고

98재다53 판결). 본호의 재심사유는 불복할 수 없는 상고심의 판결에서 주로 문제된다.

(10) 판결 효력의 저촉(민소 451조 1항 10호)

이것은 확정판결의 충돌을 해결하기 위한 규정이다. 여기서 전에 선고한 확정판결이라 함은 전에

확정된 기판력 있는 본안의 종국판결로서 효력이 재심대상판결의 당사자에게 미치는 경우를 뜻한다(대법원 1998. 3. 24. 선고 97다32833

판결). 따라서 재심대상판결이 그보다 늦게 선고확정된 판결과 저촉이 된 때에는 여기에 해당되지 않고(대법원 1981. 7. 28. 선고

80다2668 판결), 당사자를 달리하면 서로 저촉되어도 재심사유로 되지 않는다(대법원 1994. 8. 26. 선고 94재다383 판결).

기판력 있는 판단부분의 저촉이 문제되는 것이므로, 청구기각의 이유설명이 다르다 하더라도, 전후의 두 판결이 모두 재심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것이라면 서로 저촉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1. 3. 9. 선고 2000재다353 판결).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가진 화해조서,

청구의 포기·인낙조서, 조정조서 등과 저촉될 때에도 재심사유가 된다.

(11) 상대방의 주소를 주소불명 또는 허위주소로 하여 제소한 경우(민소 451조 1항

11호)

상대방의 주소를 허위주소로 하여 판결편취를 한 경우, 이른바 사위판결(詐僞判決)의

구제책이므로, 상대방이 사위소송의 계속사실을 알고도 아무런 조치가 없어서 판결이 선고되었다면 판결의 편취가 있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1992. 10. 9. 선고 92다12131 판결).

문언상으로만 보면 전단에는, 상대방의 주소를 알면서 허위의 주소로 기재하여 제소함으로써 소장

등을 송달불능에 이르게 한 후 소재불명이라고 하여 법원을 기망하여 공시송달에 의한 진행을 한 끝에 승소

판결을 받은 경우(공시송달에 의한 판결편취)가 해당하고, 후단에는 상대방의 주소를 허위로

기재하여 상대방에 대한 소장 등을 그 허위주소로 보내고 상대방 아닌 다른 사람이 이를 받음으로써, 법원으로 하여금 피고가 소장부본을 받고도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처럼 알도록 하여 법원을 기망하는 경우(자백간주에 의한 판결편취)가 해당한다.

그러나 대법원 1978. 5. 9. 선고 75다634 전원합의체 판결은, 본호가 전·후단을

막론하고 공시송달에 의한 판결편취의 경우에 적용되는 규정으로 보고, 자백간주에 의한 판결편취의 경우에는 본호의 적용이 배제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시 말하면 자백간주에 의한 판결편취의 경우에는 어느 때나 항소를 제기하여 구제받을 수 있다는 항소설에 의하고, 재심설을 따르지 않았다.

(12) 위헌여부심판을 위한 헌법소원이 인용된 경우(헌법재판소법 75조 7항)

이는 민사소송법이 아닌 헌법재판소법상의 재심사유이다. 즉 위헌여부제청신청기각결정에 대한

헌법소원(헌법재판소법 68조 2항)을 냈지만 본안절차가 정지되지 않고 그대로 진행하여 확정되어도, 나중에 헌법재판소에 의해 그 헌법소원이

인용되어 문제된 법률에 대한 위헌판단이 나면, 당사자는 이를 토대로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13) 주주대표소송에서 회사의 권리를 사해할 목적으로 판결이 내려진 경우(상법 406조)

이는 상법상의 재심사유이다. 즉 회사법상 주주대표소송이 제기된 경우에 원고와 피고의 공모로

인하여 소송의 목적인 회사의 권리를 사해할 목적으로써 판결을 하게 한 때에는, 회사 또는 주주는 확정한 종국판결에 대하여 재심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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