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지적의무
석명의무의 한 내용으로서, 법원은 당사자가 간과하였음이 분명하다고 인정되는 법률상 사항에
관하여 당사자에게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민소 136조 4항). 법원이 지적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아니한 것이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친
경우에는 다른 석명의무와 경우와 마찬가지로 상고이유로 되고 원심판결의 파기사유가 된다.
(가) 제도적 의의
당사자는 주장하지 않고 명백히 간과하고 있는 것인데 소송목적상 중요하다고 보이는 법률적 관점을
법원이 직권으로 발견하였을 때 이를 지적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이는 기습재판의 금지에 의하여 당사자의 절차적 기본권을 보장하려 한 것이다.
원래 법률적 사항에 대한 최종적인 판단은 법원이 당사자의 법률적인 의견에 관계없이 독자적으로
하는 것이고, 당사자가 주장한 법률효과에 대하여 불분명하거나 모순된 점이 있으면 석명을 통하여 이를 제거할 뿐이다. 그러나 법원의
법률해석·적용은 그 내용이 판결에서 비로소 밝혀지는 것이고 당사자에게 미리 알려지거나 심리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므로, 만일 당사자가
소송과정에서 전혀 언급이 없었던 뜻밖의 법률문제로 인하여 예상하지 못한 패소판결을 받는다면 이는 가혹하다고 할 것이어서 이를 지적하여 주도록 한
것이다. 특히 직권조사사항은 법원의 석명
의 대상도 아니므로 이 조항 도입의 의의가 크다.
(나) 범위
1) 당사자가 '간과하였음이 분명한' 사항
'통상인'의 주의력을 기준으로 당사자가 소송목적에 비추어 응당 주장하여야 할 법률상의 사항을
빠뜨리고 주장하지 않는 경우를 뜻한다. 따라서 법률전문가인 법관의 입장에서 그 주장을 기대할 수 있는 정도의 법률상의 사항까지는 포함될 수
없다. 아무리 법률상의 사항이라 하여도 당사자가 간과한 여부가 명확하지 않은 것까지 법원이 직권조사하여 판결의 기초로 삼는 것은 당사자의
처분자유를 침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간과하였음이 분명한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당사자의 법률지식 정도를 고려하여야 하며,
본인소송은 변호사대리소송과는 달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2) 당사자가 간과한 '법률상 사항'
법률상 사항은 사실관계에 대한 법규적용에 관한 사항인 법률적 관점을 뜻한다. 예컨대 어떤
법률규정의 적용 여부, 판례나 학설, 관습법의 적용 여부 등이다. 예를 들면 피고가 소멸시효의 항변을 하고 있음이 명백한데도 원고가 다른 쟁점에
관하여 진술할 뿐 이 점에 관하여 아무런 진술도 하고 있지 아니한 경우 법원이 이를 재판의 기초로 삼기 위하여는 원고에게 이 점에 관하여 변론을
하도록 지적하여야 한다.
3) '재판의 결과'에 영향이 있는 것
예비적 주장은 그 대상이 되지만, 재판결과에 영향이 없는 방론까지 지적의무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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