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절 감정
1. 총설
가. 의의
'감정'이란 법관의 판단능력을 보충하기 위하여 전문적 지식과 경험을 가진 자로 하여금 법규나
경험칙(대전제에 관한 감정) 또는 이를 구체적 사실에 적용하여 얻은 사실판단(구체적 사실판단에 관한 감정)을 법원에 보고하게 하는 증거조사이다.
이와 같이 보고된 법규나 경험칙 또는 사실판단을 감정의 결과(감정의견)라 하고, 법원으로부터 감정을 명령받은 사람을 감정인이라고 한다.
감정의 목적이 될 수 있는 법규는 외국법규, 특정사회의 관습법 등이고, 사실판단에 관한 감정의
예로는 부동산 기타 재산권의 시가나 임대료, 토지의 경계측량, 공사의 하자의 유무와 그 정도 및 수리비용, 필적·인영·지문·사용된 잉크 또는
용지의 동일성, 사람의 정신상태, 사인, 상해의 부위와 정도, 향후치료 소요일수, 노동능력 상실정도 등이다.
감정은 인증(人證)의 일종이므로 감정인이 작성한 감정서는 서증으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소송 외에서 당사자가 직접 의뢰하여 작성된 감정서가 법원에 제출되었을 때에는 서증으로써 법원이 이를 합리적이라고 인정하면 사실인정의 자료가 될
수 있다(대법원 1999. 7. 13. 선고 97
다57979 판결). 이러한 사감정(私鑑定)은 당사자의 기피권과 신문권이 보징되어 있지
아니하므로 전제사실이 법원이 인정한 사실과 부합하는지, 사실판단에 이르게 된 절차 등이 적절한지 등을 심사한 후 실질적 증거력을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감정인은 판단 등을 보고하는 사람이므로 대체성이 있는 데 비하여, 증인은 경험한 사실 등을
보고하는 사람이므로 대체성이 없다 따라서 ① 증인은 입증자가 특정인을 지정하여야 하나(민소 308조), 감정인의 지정은 법원에 일임되어
있으며(민소 335조), ② 증인능력에는 특별한 제한이 없으나, 감정인의 경우에는 결격사유에 관한 규정(민소 334조 2항)과 기피에 관한
규정(민소 336조)이 있고, ③ 불출석의 경우에는 증인은 감치처분이나 구인할 수 있으나(민소 311조, 312조), 감정인은 감치처분이나
구인할 수 없고(민소 333조 단서), ④ 자연인에 한정되는 증인과 달리, 감정은 법인에게도 촉탁할 수 있고(민소 341조), ⑤ 증인진술은
말로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민소 331조), 감정의견의 진술은 서면 또는 말로 하며(민소 339조 1항), ⑥ 감정은 여러 사람에게 공동으로
의뢰할 수 있는 점(민소 339조 2항)에서 증언과 다르다.
그러나 증인과 감정인은 인증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으므로, 민사소송법 중 증인신문에 관한
규정(민소 311조 2항 내지 7항, 312조 및 321조 2항은 제외)을 준용하고(민소 333조), 민사소송규칙 중 그 성질에 어긋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증인신문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민소규 104조).
나. 감정의무
감정에 필요한 학식과 경험이 있는 사람은 감정할 의무를 진다(민소 334조 1항) 다만,
증언거부권(민소 314조) 또는 선서거부권(민소 324조)에 의하여 증언 또는 선서를 거부할 권리가 있는 사람과 선서무능력(민소 322조)에
해당하는 사람은 감정인이 되지 못한다(민소 334조 2항).
감정의무에는 출석의무·선서의무·감정의견 보고의무의 3가지 내용이 포함되는데, 감정인이 이를
해태하면 증인의 경우에 준하여 소송비용의 부담 또는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 등 제재가 가하여진다(민소 333조, 326조, 318조,
311조). 다만, 감정인은 불출석하더라도 감치하거나 구인할 수 없다(민소 333조 단서).
2. 절차
가. 신청 174
감정이 필요한 전형적인 사건유형과
감정방법
나. 증거의 채부결정
(1) 서설
법원은 감정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채택결정을 한다. 증거채부결정의 방식에 관하여는
제24장(증인) 48쪽 이하 참조. 다만, 감정인은 특정하지 않은 채 감정을 하기로 한다는 취지의 결정만을 하는 것이 보통이다.
(2) 감정사항의 결정
감정사항은 신청인이 감정을 구하는 사항을 토대로 결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예컨대
건축하자감정·신체감정과 같이 감정사항에 대하여 상대방의 의견제출이 예상되는 경우나, 환경사건(일조권)·공해사건·어업보상금사건 등에서 사고원인에
대한 감정을 실시하는 경우에 감정사항을 적절하게 결정하기 위해서는 감정사항을 정하기에 앞서 상대방에게 이에 관한 의견을 제출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상당하다.
그러므로 신청인이 감정을 구하는 사항을 적은 서면을 제출한 때에는 법원이 필요 없다고 인정한
경우(측량감정이나 시가감정과 같이 감정사항이 정형적으로 정하여져 있는 경우)가 아닌 한 그 서면을 상대방에게 송달하여 그에게 의견을 제출할
기회를 부여하여야 한다(민소규 101조 1항 내지 3항). 상대방에게 위 서면을 보내거나 상대방으로부터 의견을 제출받을 때에는 팩스나 전자우편
등 간이한 송달방식을 적극 활용함으로써 절차를 신속하게 처리할 필요가 있다.
법원이 최종적으로 감정사항을 결정하는 때에는 기본적으로는 신청인이 감정을 구하는 사항을 기재한
서면을 토대로 하되, 이 서면에 대한 상대방의 의견과 필요한 때에는 감정인의 의견도 참작하여 감정사항을 정하게 된다(민소규 101조 4항).
감정사항을 정하는 경우에는 신청인이 제출한 감정신청서와 상대방의 의견서 등을 토대로 참여사무관이 감정사항 초안을 작성하여 재판장에게 보고하는
방식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3) 감정사항에 대한 감정 가능성 고려
감정사항을 정함에 있어서 감정의 가능성을 고려하는 것이 당연한데, 그 자체가 전문적인 지식을
요하는 경우가 많아서 문제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감정사항을 정함에 있어서 전문가의 조언을 받는 것으로서, 예를 들면 전문가
조정위원의 조언을 듣는다든지 감정신청인에게 유관단체에 사실조회를 먼저 신청하도록 하는 방식을 취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을 채택할 수 없는
사정이 있는 때에는, 감정사항을 정하기 전에 감정인의 의견을 반영한다든지 또는 감정을 명한 이후라도 감정사항을 수정하는 등의 운영방식이
필요하다.
(4) 전제사실의 확정과 필요한 자료의 제공
실제 사건에서 많이 이용되는 구체적 사실판단에 관한 감정은 어느 사실을 기초로 전문적 경험칙을
적용하여 판단하는 것인데, 여기서 감정인이 기초로 삼아야 할 구체적 사실인 전제사실을 전문지식이 부족한 법관이 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감정인에게
위임할 수밖에 없으나, 일반적인 경험칙에 의하여 전제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경우에는 법관이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실을 확정하고 이에 기하여
감정을 명하여야 한다. 예를 들어 의료과오소송에서는 진료기록카드 등을 조사하거나 필요하다면 증인신문을 통하여 특정한 의료행위가 있었는지 여부를
미리 확정시켜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필요한 경우에는 법원은 전제사실을 인정하는 데 자료로 삼은 서증이나 그 밖의 참고자료(진료카드 등)를
감정인에게 송부하는 것이 상당한 경우도 있을 것이다(민소규 101조 5항). 절차진행단계에서 불가피하게 구체적 전제사실을 확정할 수 없는
상태에서 감정을 명하는 경우에는 상대방의 의견 등을 참작하여 복수의 전제사실을 기재하여 감정을 명하는 방법 등을 활용하는 것도 이용될 수 있다.
만약 감정인에게 제시한 전제사실과 법원이 최종적으로 인정한 사실이 다를 경우에는 그 감정결과는 적절하지 않으므로 증거로 사용하여서는 아니 된다.
전제사실을 감정인에게 위임한 경우에는 감정인은 감정결과뿐만 아니
진료기록 감정사항
라 어떤 전제사실에 기하여 전문적 경험칙을 적용하여 감정결과를 얻었는지를 감정서에 자세히
기재하여야 할 것이다.
다.
감정인의 지정
179
라. 감정인에 대한 출석요구 및 당사자에 대한 기일통지
감정인이 정해지면 지정된 신문기일에 출석하도록 하여야 하는데, 출석요구의 방식은 증인의 경우와
동일하다. 출석요구서(전산양식
A1632
)의 빈칸에 해당 사항을 기재한 후, 별지로서 감정사항을 기재한 서면을 첨부하여 송달하여야 한다.
감정인지정결정등본을 송부할 필요는 없다.
한편, 이러한 감정인신문기일은 증인신문기일과 마찬가지로 일종의 증거조사기일이므로 당사자들에게도
감정인신문기일에 출석할 수 있도록 기일통지를 하여야 한다. 다만, 이러한 기일통지는 팩스나 전화 등의 간이한 통지방법을 활용하여도 무방하다.
마.
감정인신문과 선서
182
바. 감정인의 의견진술
재판장은 감정인으로 하여금 서면이나 말로서 의견을 진술하게 할 수 있고, 여러 감정인에게
감정을 명하는 경우에는 다 함께 또는 따로따로 의견을 진술하게 할 수 있다(민소 339조). 실무상으로는 감정의견을 서면에 기재하여 제출하게
하는 것이 보통인데, 이 서면을 감정서라 한다. 감정인에게 서면으로 감정의견을 제출하게 하는 경우에는 다음 절차의 신속한 진행을 위하여 그
제출기한을 명확히 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이후로도 참여사무관등을 통하여 그 기한을 철저히 관리하여 불필요하게 절차가 지연되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
감정서의 방식에 대하여 법률상 특별한 규정은 없으나, 감정의견의 결론과 그에 이르게 된 이유를
기재하고 감정서작성 연월일을 기재하고 서명날인하는 것이 보통이다. 법원이 김정을 명하거나 감정을 촉탁하는 때
에는 감정서의 부본을 제출하게 하거나(민소규 76조), 감정서의 전자파일을 전자우편이나 그
밖에 적당한 방법으로 법원에 보내도록 요청할 수 있다(민소규 48조 2항). 종전에는 당사자가 감정서를 필요로 하는 경우에 소송기록에 편철된
감정서의 원본을 복사하는 방법이 이용되어 왔는데, 이러한 방법은 감정서의 분량이 방대할 경우 절차상 번잡하고 감정서에 사진이나 도면 등이
포함되어 있으면 복사본으로서는 그 내용을 분명히 파악하기 어려위 당사자의 소송수행에 불편이 적지 않았으므로, 2002년 개정 민사소송규칙은 이를
개선하기 위하여 법원이 필요한 경우 감정인으로부터 원본과 동일한 부본을 제출받아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부본제출 요구의 근거를 명시하였다.
따라서 이를 적절히 활용하면 법원의 절차 진행과 당사자들의 소송수행에 편의를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감정서는 감정사항에 대한 결과뿐만 아니라
그에 이르게 된 경위와 과정을 자세히 기재하여야 한다. 전제사실을 감정인에게 위임한 경우에는 어떠한 근거에서 어떠한 전제사실을 기초로 전문지식을
적용하여 감정결과를 얻었는지를 자세히 기재하여야 할 것이다.
감정인이 말로 감정의견을 진술하게 하는 경우는 전술한 감정인신문의 형태를 취하게 되므로
기일지정·출석요구 등을 하여야 하고, 신문방식은 반대신문이 행해지는 등 증인신문의 형태에 가깝게 된다. 선서는 종전에 한 선서를 유지시켜도
좋다.
감정인은 필요한 때에는 법원의 허가를 얻어 남의 토지나 그 밖의 시설물 안에 들어갈 수
있으며, 이 경우 감정인이 저항을 받았을 때에는 경찰공무원에게 원조를 요청할 수 있다(민소 342조).
사.
감정인신문·보충감정 및 재감정
185
아. 감정료 등
감정인에게는 여비·일당·숙박료 및 감정료를 지급하여야 한다. 여비·일당·숙박료는
민사소송비용규칙에 그 한도가 정하여져 있고, 감정료에 관하여는 '감정료의 산정기준 등에 관한 예규(재일 91-3, 감정료예규)'가 마련되어
있다. 자세한 내용은 제12장(소송비용) 366쪽 이하 참조.
감정료예규에 따르면 필요한 경우에 재판장은 감정인에게 예상감정료 산정서를 제출하게 할 수
있는데, 실무에서는 감정인에게 미리 전화 등으로 감정사항을 알려주고 그 감정료의 개산액(槪算額)을 물어보아 신청인에게 이를 예납하게 한 후,
감정인이 완성된 감정서를 제출하면 재판장이 감정료를 결정하여 지급하는 것이 보통이다.
한편, 감정인에게 지급할 여비·일당·숙박료 역시 신청인에게 예납시켰다가 감정인신문 당일에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나, 대부분의 경우 감정인은 여비 등을 감정료에 포함시키고 따로 청구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개산액을 물어보는 단계에서 그
포함 여부를 분명히 하는 것이 좋다.
3.
감정인의 기피
187
4.
감정의 촉탁
189
5. 감정결과의 채부
감정인의 의견 진술이 있으면 법원은 감정의 결과를 법정에 현출시켜 당사자에게 변론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 감정의 결과가 법정에 현출된 이상 당사자가 원용한다는 진술을 하지 않아도 증거자료로 사용할 수 있다(대법원 1976. 6. 22.
선고 75다2227 판결). 실무에서는 감정결과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받기 위하여(대법원 1974. 10. 8. 선고 73다1879 판결),
감정결과가 유리한 당사자 측에서 이를 원용한다는 진술을 하는 것이 보통이다.
감정의 결과를 현실적으로 증거로 채용하느냐는 다른 증거와 마찬가지로 법관의 자유심증에
의한다(민소 202조). 감정결과는 법관이 감정인의 특별한 지식과 경험을 이용하는 데 불과하므로, 예를 들면 감정결과에 의료과오의 유무에 관한
견해가 포함되어 있어도 법원은 그 견해에 기속되지 않는다(대법원 1998. 7. 24. 선고 98다12270 판결). 동일 사항에 대한 수개의
상반된 감정결과가 있는 경우 법원은 각 감정결과의 감정방법이 적법한지 여부를 심리 조사하여야 하는데(대법원 1992. 3. 27. 선고
91다34561 판결), 그 중 그 어느 것에 의하여 사실인정을 하는가는 법원의 자유심증의 범위에 속하는 것으로서 논리와 경험칙에 위반되지
아니하는 한 적법하다(대법원 1997. 12. 12. 선고 97다36507 판결).
6.
감정증인
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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