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문서제출명령
가. 의의
'문서제출명령'이란 문서제출의무를 부담하는 문서소지자(당사자 또는 제3자)에 대하여 그 문서의
제출을 명하는 법원의 재판을 말한다. 어느 문서를 서증으로 제출하고자 하지만 이를 상대방 또는 제3자가 소지하고 있기 때문에 직접 제출할 수
없는 당사자는 그에 대한 문서제출명령을 구하는 신청을 함으로써(민소 343조 후단) 서증의 신청을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집중증거조사를 실현하는 데에 큰 애로점의 하나는 미국 민사소송절차상의
디스커버리(d1scovery) 제도와 같이 당사자가 증거를 적시에 수집할 효율적인 수단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즉, 종래에는 당사자와 문서 사이에
특별한 관계가 있는 경우로서 법에 열거된 일정한 문서에 한하여 문서제출의무를 인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2002년 개정 민사소송법은 증인의무 등과 균형을 맞추면서, '증거의 구조적 편재'
문제를 시정하기 위하여 당사자와 문서 사이에 특별한 관계가 없는 경우에도 일정한 제외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문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문서제출의무를 부담하도록 문서제출의무의 대상을 모든 문서로 확대하였다(민소 344조 2항).
나. 문서제출의무
(1) 범위
(가) 인용문서(민소 344조 1항 1호)
소송에서 자기를 위한 증거로 또는 주장을 명백히 하기 위하여 끌어 쓴 인용문서라면 상대방에게
이용하게 하는 것이 형평에 부합하기 때문에 대상이 되었다.
(나) 인도·열람문서(민소 344조 1항 2호)
신청자가 소지자에 대하여 인도(민법 475조, 684조)나 열람(상법 396
조 2항, 448조 2항)을 구할 수 있는 사법상 청구권이 있는 경우인데, 소지자는 제3자라도
관계없고, 계약에 기한 것이든 법률규정에 기한 것이든 관계없다(대법원 1993. 6. 18.자 93마434 결정). 소송기록의 열람청구 또는
증명서의 교부청구권(민소 162조), 등기부의 열람청구권(부동법 21조) 등과 같이 공법상의 청구권이 있는 경우에는 신청인 자신의 공법상의
권리에 터잡아 문서를 인도받거나 열람할 수 있으므로 구태여 문서제출명령을 허용할 필요가 없다.
(다) 이익문서와 법률관계문서(민소 344조 1항 3호)
이익문서는 입증자의 이익을 위하여 작성된 것으로서(예 : 계약서·영수증) 여기의 이익문서에는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입증자를 위하여 작성된 것이 포함된다. 또한 이익을 넓게 해석하여 증거확보라는 소송상의 이익도 포함된다고 할 것이다.
법률관계문서는 입증자와 소지자 사이의 법률관계에 관하여 작성된 것으로, 여기에는 당해 문서만이
아니라 그 법률관계에 관련된 사항의 기재가 있으면 되고 따라서 그 법률관계의 생성과정에서 작성된 문서도 포함된다고 할 것이다.
이러한 이익문서와 법률관계문서라도 일정한 경우에는 소지자기 제출을 거부할 수 있다(민소
344조 1항 3호 단서). 즉, 공무원의 직무상 비밀이 적혀 있어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받지 아니한 문서, 문서소지자나 근친자에 대하여
형사소추·치욕이 될 증언거부사유가 적혀 있는 문서, 직무상 비밀이 적혀 있고 비밀유지의무가 면제되지 아니한 문서가 그것이다.
(2) 일반적 제출의무
앞에서 본 인용문서, 인도· 열람문서, 이익문서, 법률관계문서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문서라도
원칙적으로 문서의 소지자는 이를 모두 제출할 의무가 있다. 다만, 다음의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제출을 거부할 수 있다(민소 344조 2항).
① 공무원 또는 공무원이었던 사람이 그 직무와 관련하여 보관하거나
가지고 있는 문서
이러한 공문서의 공개에 관하여는 따로 공공기관의정보공개에관한법률에 의한 규율을 받기 때문에 그
곳에 맡기기로 한 것이다. 그러므로 당사자는 행정관청에 공개신청을 하여 이를 교부받아 법원에 제출하는 우회적 방법을 사용하여야 할 것이다.
② 문서소지자나 근친자에 대하여 형사소추·치욕이 될 증언거부사유가 작혀 있는 문서(민소
314조 참조), 직무상 비밀이 적혀 있고 비밀유지 의무가 면제되지 아니한 문서(민소 315조 참조)
이러한 측면에서 증언의무와 문서제출의무의 범위가 접근하고 있다.
③ 오로지 문서를 가진 사람이 이용하기 위한 문서
예컨대, 일기나 사적인 편지 등이 이에 해당할 수 있다.
다. 문서제출신청
문서제출명령을 통하여 필요한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적시에 문서제출을 신청하여 필요한 문서가
쟁점정리기일 전에 법원에 현출되어 상대방과 법원이 그 내용을 검토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문서제출의 신청은 문서의 표시와 취지, 가진 사람, 증명할 사실, 문서를 제출하여야 하는
의무의 원인을 밝혀 서면으로 하여야 한다(민소 345조, 민소규 11O조 1항). 상대방은 이에 관하여 의견이 있는 때에는 이를 적은 서면을
법원에 제출할 수 있다(민소규 11O조 2항).
그런데 상대방이 어떠한 문서를 소지하고 있는지를 몰라서 신청자가 위 규정에 맞추어 특정하여
신청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이에 민사소송법 346조는 문서제출의 신청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법원은 신청대상이 된 문서의
취지나 그 문서로 증명할 사실을 개괄적으로 표시한 당사자의 신청에 따라, 상대방 당사자에게 신청내용과 관련하여 가지고 있는 문서 또는 신청내용과
관련하여 서증으로 제출할 문서에 관하여 그 표시와 취지 등을 적어 내도록 명할 수 있는 제도를 새로 도입
하였다. 이러한 문서목록의 제출신청은 실질적으로 문서제출신청의 일부로 볼 수 있으므로,
서면으로 신청하여야 하고 상대방은 그 신청에 의견이 있는 때에는 이를 적은 서면을 법원에 제출할 수 있다(민소규 110조 3항). 만일 당사자가
이 명령에 따르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나중에 그 목록에서 누락된 문서를 서증으로 제출하는 때에 적시에 제출되지 아니한 공격방어방법으로서 각하하거나
특정 사실의 입증에 관한 재정기간을 활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제재를 가하는 것을 검토할 수 있고, 변론 전체의 취지로 참작할 수도 있다.
라. 문서제출신청에 대한 심리와 재판
(1) 심문 여부 등
문서제출신청이 있으면 법원은 그 문서의 소지 여부 및 문서제출의무의 존부를 심리하여야 한다.
문서의 소지자가 당사자이면 변론(준비)절차에서 심리하되, 추가 심리가 필요한 때에는 심문기일을 열어 심리하거나 신청 기일 외에서 추가 소명을
하도록 명하면 될 것이다. 제3자가 소지하고 있는 문서에 대하여는 그로부터 제출의무에 대한 의견을 들을 기회가 없기 때문에 그 제3자 또는 그가
지정하는 자를 반드시 심문하여야 한다(민소 347조 1항·3항).
문서제출명령을 하려면 문서의 존재와 소지가 증명되어야 하는데, 그 증명책임은 원칙적으로
신청인에게 있다(대법원 1995. 5. 3.자 95마415 결정). 문서제출명령이 있어도 그 문서가 법원에 제출되기 전까지는 그 신청을 철회함에
상대방의 동의를 요하지 않는다(대법원 1971. 3. 23. 선고 70다3013 판결).
상대방이 소지자라고 주장된 경우에 실무에서는, 신청자가 말로 신청하면 우선 상대방에 대하여
소지 여부를 묻고 소지사실을 시인하면 다음 기일에 상대방 측의 서증으로 제출할 것을 촉구하여, 그대로 제출이 되면 신청자가 목적을 달하므로
처음부터 문서제출명령의 신청이 없었던 것으
로 처리하는 예가 많다.
(2) 심리대상 문서에 대한 제시명령(1n Camera Proceed1ngs)
프라이버시와 영업비밀에 관한 사항이 기재된 문서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문서제출의무의 존재 여부가
다투어지는 경우 문서제출신청에 대한 재판은 그 문서가 공개되지 않아야 한다는 문서소지자의 주장의 당부를 판단하는 것이므로, 이 절차에 법관과
문서소지자 외의 다른 사람이 참여한다면 사실상 문서제출을 명하는 결과가 되고, 때에 따라서는 문서소지자에게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입히게 될
것이다. 이에 민사소송법 347조 4항은 법원이 그 문서가 민사소송법 344조에 해당되는지를 판단하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문서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그 문서를 제시하도록 명할 수 있고, 대신 법원은 그 문서를 비공개적으로 심리하여 문서제출의무의 존재 여부를 판단하는
절차를 마련하였다.
이 경우 법원은 문서제출의무의 존재 여부 판단을 마칠 때까지 제시받은 문서를 일시적으로 맡아
둘 수 있으며, 제시한 사람이 요구하는 때에는 법원사무관등은 문서의 보관증을 교부하여야 한다(민소규 111조). 구체적인 보관절차는 민사소송법
353조에 규정된 절차와 동일하게 처리되며, 돌려 줄 문서를 유치한 경우의 보관·반환 등의 구체적인 절차에 관하여는 '민사보관물관리에 관한
예규(재민 79-7)'가 제정되어 있다.
(3) 채부의 결정
법원은 문서제출신청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인정한 때에는 결정으로 문서를 가진 사람에게 그
제출을 명할 수 있다(민소 347조 1항). 제출의무자가 당사자일 경우에는 쟁점정리기일에 결정을 고지하거나 결정서를 작성하여 그 정본을 송달하는
것 중에 한 가지 방법을 택하면 되나, 실무에서는 결정서를 작성·송달하는 방식에 의하고 있고, 제출의무자가 제3자일 경우에는 반드시
문서제출명령(전산양식
A1707
)을 작성하여 그 정본을 송달하여야 한다. 각하결정은 쟁점정리기일에 말로 고지하고 그 취지를
증인등목록에 기재하는 것이 보통이다.
채부의 결정에 대하여는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민소 348조). 이 명령에 기하여 제출하는
문서는 원본·정본 또는 인증등본이어야 한다(민소 355조 1항). 법원이 문서제출신청에 대하여 별다른 판단을 하지 아니한 채 변론을 종결하고
판결을 선고한 경우 이는 법원이 문서제출신청을 묵시적으로 기각한 취지이다(대법원 2001. 5. 8. 선고 2000다35955 판결).
문서제출의 신청이 문서의 일부에 대하여만 이유 있다고 인정한 때(예 : 일부에만 영업비밀과
같은 제출거부사유가 있는 때)에는 법원은 그 부분만의 제출을 명하여야 한다(민소 347조 2항). 문서 일부와 나머지 부분을 나누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문서의 성질과 내용에 따라 일부를 가리고 제출하는 방법, 법원이나 상대방의 입장에서 사본도 무방하다고
[전산양식
A1707
] 문서제출명령
┏━━━━━━━━━━━━━━━━━━━━━━━━━━━━━━━━━━━━━━━━┓
ㅇ ㅇ 법 원
결 정
사 건 2000가단1000 손해배상(자)
원 고
피 고
문서소지인
주 문
문서소지인은 이 결정을 받은 날부터 ㅇ일 이내에 다음 문서를 이 법원에 제출하라.
문서의 표시 :
이 유
200...
판사 ㅇㅇㅇ (인)
┗━━━━━━━━━━━━━━━━━━━━━━━━━━━━━━━━━━━━━━━━┛
판단되는 때에는 사본을 제출하는 방법, 인증등본을 제출하는 방법 중 적절한 것을 선택하면 될
것이다.
마. 부제출 또는 사용방해의 효과
(1) 당사자의 경우
당사자가 문서제출명령·일부제출명령·비밀심리를 위한 문서의 제시명령을 받고도 이에 따르지
아니하는 때 또는 상대방의 사용을 방해할 목적으로 제출의무 있는 문서를 훼손하여 버리거나 이를 사용할 수 없게 한 때에는 법원은 그 문서의
기재에 대한 상대방의 주장을 진실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으나(민소 349조, 350조), 그 밖에 과태료 부과의 제재는 없다. 당사자가 위
명령에 따르지 아니한 경우에는 법원은 상대방의 그 문서에 관한 주장, 즉 문서의 성질·내용·성립의 진정 등에 관한 주장을 진실한 것으로
인정하여야 한다는 것이지, 그 문서에 의하여 입증하고자 하는 상대방의 주장사실까지도 반드시 증명되었다고 인정하여야 한다는 취지가 아니며
주장사실의 인정 여부는 법원의 자유심증에 의한다(대법원 1993. 6. 25. 선고 93다15991 판결).
(2) 제3자의 경우
제3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문서제출명령에 응하지 아니한 때에는 법원은 결정으로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할 수 있고, 이에 대하여는 즉시항고할 수 있다(민소 351조, 318조, 311조 1항·8항).
바. 제출된 문서의 보관
제출된 문서 중에 서증으로 원용할 부분이 있는지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 상당한 시일을 요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법원은 제출된 문서를 잘 보관하여야 하고, 사건이 종결되거나 기타 보관의 필요가 없게 되면 즉시 반환하여야 한다. 보관 및
반환에 관하여 상세한 것은 제6장 제4절(민사 보관물의 관리) 211쪽 이하 참조.
사. 제출된 문서의 서증으로서의 제출
당사자의 문서제출신청에 의한 문서제출명령에 의하여 법원에 제출된 문서를 변론(준비)기일에
서증으로 제출할 것인지 여부는 당사자가 임의로 결정할 수 있다.
증거목록의 기재방법은 법원밖 서증조사와 같다. 따라서 제출된 문서를 당사자가 서증으로 제출한
때에는 서증목록에 통상의 서증 제출의 예에 따라 기재하되, 비고란에 '문서제출명령'이라고 부기한다. 제출된 문서를 당사자가 서증으로 제출하지
않겠다고 한 때에는 기록상 아무런 기재 없이 반환하여도 무방하나, 기본조서 또는 증인등목록 비고란에 그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기재하여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런데 원본 등의 문서가 제출된 후 법원에서 증거조사를 마치게 되면 원칙적으로 그 문서를
제출인 등에게 반환하여야 하므로, 제출된 원본 등의 문서에서 서증으로 제출하고자 하는 문서를 특정하고 그 증거조사의 결과를 기록에 남겨 둘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문서제출명령의 신청인은 법원에 문서가 송부된 때에는 그 중 서증으로 제출하고자 하는 문서를 개별적으로 지정하고 그 사본을
법원에 제출하여야 한다. 다만, 송부된 문서가 증거조사를 마친 후 돌려 줄 필요가 없는 것(예를 들어 법원·검찰청, 그 밖의 공공기관에서 보내
온 인증등본으로서 별도의 의사표시가 없는 것)인 때에는 따로 사본을 제출하지 아니하여도 된다(민소규 115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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